추석 연휴 가족외식 배불리 한 바퀴… 애슐리퀸즈 화정점
가족·친지 한자리 모여 푸짐한 점심 한 끼
돌고 돌며 배불리 먹었으니 저녁은 패스?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친지들과 함께 점심 때 애슐리퀸즈 화정점을 찾았습니다.
명절이라고 꼭 집에서 음식을 장만해 한 상 차려야 하는 시대는 조금씩 지나가는 듯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지들과 편하게 앉아 얘기하면서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골라 먹는 것도 명절을 보내는 한 방법입니다.
이번에는 네 집 식구가 한꺼번에 모였습니다. 인원이 적지 않다 보니 일반 좌석 대신 특별히 작은 룸을 배정받았습니다. 룸 안에서 가족별로 테이블에 앉으니 다른 손님들에게 크게 방해받지 않고 가족끼리 얘기하며 식사하기 좋았습니다.
자리를 잡았으니 이제 음식 장만에 나설 차례입니다.

애슐리퀸즈 같은 뷔페에 갈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 메뉴가 그 메뉴 같은데 왜 먹을 때마다 새롭지?’
초밥에 피자·파스타에 고기와 튀김·볶음밥·샐러드·면 요리까지 한 바퀴 돌다 보면 종류가 적지 않습니다. 여러 번 와서 눈에 익은 음식인데도 막상 접시를 들고 음식 앞에 서면 또 이것저것 담게 됩니다.
뷔페를 제대로 먹으려면 먹는 순서에 따라 먹어야 한다는 얘기도 듣습니다. 가벼운 음식부터 시작해야 한다거나 샐러드를 먼저 먹고 고기와 탄수화물은 나중에 먹어야 한다는 식입니다.
하지만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즐기러 온 자리에서 먹는 순서까지 따져가며 신경 쓸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먹고 싶은 것부터 맛있게 먹으면 그만입니다.

그래서 순서를 정하지 않고 접시를 들고 한 바퀴 돌았습니다. 이것도 조금, 저것도 조금 담았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담았을 뿐인데 자리로 돌아와서 보니 먹거리가 수북합니다.
뷔페에서 자주 생기는 일입니다. 종류가 많으니 하나씩만 담아도 어느새 접시가 꽉 찹니다. 그렇게 가득한 접시를 앞에 놓고 가족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먹기 시작했습니다.
명절날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음식만 먹는 게 아닙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얘기도 하고 자녀들 얘기도 나옵니다. 이런저런 얘기가 오가는 사이 접시는 어느새 비어갑니다.
한 접시를 비우고 다시 새 접시를 들고 이것저것 담습니다. 처음에는 먹지 않았던 음식도 다시 돌 때는 눈에 들어옵니다. 아까 맛있었던 것은 다시 담고 지나쳤던 음식에도 이번엔 손이 갑니다.

돌고 또 돌고, 또 먹고, 또 얘기하고 나니 접시가 수북히 쌓입니다. 이번에는 테이블 옆에 있는 호출벨에 손이 갑니다.
잠시 뒤 서빙로봇이 알아서 테이블까지 찾아옵니다. 다 먹고 빈 접시를 로봇에 올려놓으면 됩니다.
여러 번 음식을 가져다 먹는 뷔페에서는 빈 접시도 그만큼 자주 생기는데 직원에게 일일이 치워달라고 얘기하지 않아도 되니 제법 편리합니다.
서빙로봇을 직접 이용해보니 이제 로봇이 식당 안을 돌아다니는 광경도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신기해서 한 번 더 보곤 했는데 이제는 자연스럽게 벨을 누르고 로봇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편리한 만큼 한편으로는 생각할 거리도 있습니다. 음식점과 카페 등에 서빙로봇이 늘면서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대로 반복적인 접시 운반을 로봇이 맡으면 직원들이 다른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식당에서 로봇을 만나는 일은 이제 특별한 광경만은 아닌 듯합니다. 가족들과 음식을 먹으러 온 이날에도 서빙로봇은 말없이 테이블 사이를 오가며 제 몫을 하고 있었습니다.
빈 접시를 보냈으니 이제 다시 일어납니다. 한 바퀴 돌고 또 담습니다.
먹고 얘기하고 다시 일어나 또 한 바퀴.
뷔페의 재미가 바로 이런 데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는 고기를 가져오고 누군가는 면을 담아옵니다. 좋아하는 음식이 서로 달라도 한곳에서 각자 원하는 메뉴를 골라 같은 테이블에 앉을 수 있습니다. 여러 식구가 함께 외식할 때 뷔페가 편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몇 번을 오가다 보니 처음 빈 접시를 들고 먹거리를 담아올 때의 기세는 온데간데 없어집니다.
배가 불러옵니다. 그래도 뷔페에 왔는데 그냥 나오기는 뭔가 아쉽습니다. 다시 한번 음식 코너를 둘러봅니다.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가도 막상 접시에 담으려면 망설여집니다.
이미 배는 충분히 찼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먹을 만큼 먹고, 얘기할 만큼 얘기한 터라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나오는 자리에서 아내가 한마디 합니다.
“오늘은 배불리 먹었으니 저녁까지 먹은 셈 치자. 저녁은 패스”
듣고 보니 틀린 말은 아닙니다. 몇 차례나 접시를 비웠으니 점심 한 끼라고 하기에는 먹은 양이 만만치 않습니다.
늦은 오후까지 배가 든든할 테니 저녁을 건너뛰자는 말도 충분히 이해됩니다.

문제는 배입니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이상하게 먹을 때가 되면 다시 허기를 느낍니다.
지금은 세상 부러울 것 없이 배가 부른데 저녁 시간이 되면 어떻게 될까요.
아내의 얘기대로 깔끔하게 ‘저녁 패싱’에 성공할지, 아니면 다시 저녁타령하게 될지 아직은 모를 일입니다.
추석 연휴에 애슐리퀸즈에서는 음식만 먹은게 아니었습니다.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가족 ·친지들과 나눈 얘기까지 정말 '배부른 한 끼'였습니다.
오늘 저녁 정말 패싱할 수 있을까요. 나도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