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정상에 내려앉은 구름 보며 노래 한 소절 생각나
늘 다른 모습 자연과 구름 보며 생명 의미 단상에 젖어

“산 할아버지 구름모자 썼네”
북한산 정상에 걸린 구름을 바라보다 문득 오래된 노래 한 소절이 떠올랐습니다. 포크록 그룹 산울림의 동요 같은 노래 ‘산할아버지’입니다.
산에 구름이 걸리는 것은 흔한 자연현상입니다. 무심코 보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그것을 보고 산 할아버지가 구름모자를 썼다고 생각했습니다.
참 의미있는 발상입니다.
그런데 이날 북한산을 바라보던 제 눈에도 정말 그렇게 보였습니다. 거대한 북한산이 할아버지처럼 버티고 앉아 하얀 구름모자를 푹 눌러쓴 듯했습니다.
구름을 보고 있으면 자연이 참 대단하고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늘에는 수없이 많은 구름이 떠다니지만 똑같은 구름을 다시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바람에 밀리고 흩어지고 다시 모이면서 끊임없이 모양을 바꿉니다. 조금 전까지 산봉우리를 덮었던 구름도 어느새 다른 곳으로 흘러갑니다.
구름은 바라보는 즐거움만 주는 것도 아닙니다. 비가 돼서 산과 들에 내려주고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을 전해줍니다.
산 역시 나무와 숲을 품고 물을 머금으며 수많은 생명을 살아가게 합니다.
늘 그 자리에 있는 산과 잠시도 같은 자리에 머물지 않는 구름.
서로 정반대인 듯한 둘이 만난 이날 북한산은 평소와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줬습니다.
이런 순간, 사진으로 남겨두는 이유도 그렇습니다. 얼마 후면 사라질 자연의 표정을 오래 간직해 두는 일입니다.
사진 속 '북한산 할아버지'는 아직도 구름모자를 쓰고 있습니다.
보기에도 정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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