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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쉼터 ‘공석진문학관’, 대리점에서 시와 문학이 숨 쉬는 공간으로

최고야님 2026. 9. 20. 07:05

문학의 쉼터 ‘공석진문학관’, 대리점에서 시와 문학이 숨 쉬는 공간으로

시 창작·문학아카데미 운영… 개관 4년 인문학 거점 자리매김
CBMC 파주지회 활동… 일터·문학 통해 선한 영향력을 전파

공석진문학관 전경. 사진=newsnlog

 

가을빛이 차분하게 감도는 날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 고봉로에 자리한 공석진문학관을 다녀왔습니다. 2022년 3월 5일 문을 연 이곳은 추암(秋岩) 공석진 시인이 직접 조성한 사립 문학관입니다. 시인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면서 시를 배우고 문학을 나누는 교육·문화 공간이기도 합니다.

자동차 대리점이 문학관으로 바뀐 사연

공석진문학관은 자동차 대리점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개조해 만들었습니다. 자동차가 오가던 일상의 공간이 문학을 배우고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는 인문학 공간으로 바뀐 셈입니다. 일반적인 문학관이 작가의 작품과 유품을 전시하는 데 비중을 둔다면 이곳은 창작과 교육을 위한 공간을 함께 갖추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공석진문학관 입구.사진=newsnlog

 

문학관 내부에 들어서면 차분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먼저 느껴집니다. 정갈하게 정돈된 대형 서가에는 다양한 문학 도서와 공석진 시인의 저작들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습니다. 시집을 비롯해 시창작론서와 출판되지 않은 자작시집도 전시돼 있어 시인의 작품 세계뿐 아니라 창작의 과정까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벽면에는 시인의 문학 활동을 보여주는 자료와 베스트셀러 기록, 음악 발표 포스터 등이 걸려 있습니다. 시를 중심으로 음악과 다양한 예술 활동을 이어온 공 시인의 이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입니다. 문학관이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가 단순히 시집을 보관하고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시인의 작업실에서 만나는 창작의 세계

문학관에서 특히 눈여겨볼 곳은 길게 놓인 테이블이 있는 강의 공간입니다. 이곳은 시 창작 강의와 인문학 모임, 지역 주민과의 문화 교류가 이뤄지는 추암문학아카데미로 활용됩니다. 공석진 시인이 제자들에게 시를 가르치고 문학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함께 글을 쓰고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공석진문학관 내부. 사진=newsnlog

 

공 시인은 1960년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나 2007년 봄 문예지 ‘한류문예’를 통해 등단했습니다. '너에게 쓰는 편지'와 '흐린 날이 난 좋다', '나는 시인입니다', '글이 시가 되는 길', '지금은 너무 늦은 처음이다' 등을 펴냈으며 2021년에는 경기도 문학상 시 부문 본상을 받았습니다. 파주문예대학 강사로도 활동하며 문학 교육을 이어왔습니다.

 

문학관에서는 추암문학아카데미 외에도 외부 문학인을 초빙한 특강과 지역 문인들의 출판 행사 등을 진행해 왔습니다. 2026년 7월 9일에는 최운선 문학박사의 ‘은유와 상징’ 강의가 열렸습니다. 2023년 7월에는 최명옥 시인의 첫 시집 출간기념회가 열려 문인과 시낭송가, 가족과 독자 등 약 200명이 함께했습니다.

 

이처럼 문학관은 시인의 작품을 감상하는 곳인 동시에 지역 문인들이 만나고 창작 경험을 나누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시를 읽는 사람과 쓰는 사람이 함께 머물며 문학의 의미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일반 전시관과는 또 다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벽면에 CBMC 현판이 눈길을 끈다. 사진=newsnlog

시와 음악 그리고 삶을 나누는 공간

공석진 시인의 활동은 문학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공 시인은 CBMC(한국기독실업인회) 파주지회 활동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문학관 한쪽에 자리한 CBMC 파주지회 현판은 문학 활동과 비즈니스 현장에서의 사회적 교류를 함께 이어가는 시인의 삶을 보여줍니다.

 

문학관은 평화 문화교류 활동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2025년 6월 30일에는 국제여성평화단체 파주지부와 시와 평화를 주제로 전시와 강연, 공모전을 공동 추진하기로 협약했습니다. 문학을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나누려는 활동입니다.

 

공석진문학관을 둘러보며 인상 깊었던 점은 자동차 대리점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이 문학과 예술을 나누는 장소로 바뀌었다는 사실입니다. 대형 서가에 놓인 책과 벽면의 활동 자료, 창작 강의가 이뤄지는 테이블에는 시인의 문학적 여정과 사람들과 함께하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문학은 책 속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읽히고 쓰이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갑니다. 공석진문학관은 그런 문학의 과정을 함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문학을 새롭게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도 찾아볼 만한 곳입니다. 파주 조리읍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문학관의 강의와 행사 일정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돌아오는 길에도 시와 음악, 삶에 대한 생각이 긴 여운으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