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에세이스트 상념] 명절은 이제 사라져 가나

최고야님 2026. 9. 30. 22:34

고향 성묘 대신 여행·휴식 선호하는 세태 변화
잊혀져 가는 풍습 뒤에 가족 의미도 달라져 가

명절 성묘 풍경. 사진=newslog

 

명절이면 고향으로 가는 길이 사방에서 막혔습니다. 고속도로는 귀성 차량으로 주차장을 방불케 했고 열차나 고속버스 이용객들도 표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수많은 인파와 교통체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향으로 갔습니다. 부모가 기다리고 형제들이 모이는 곳이고 평소 만나지 못했던 친척들과 얼굴을 마주하는 날이 명절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그런 풍경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올해 추석에도 변화는 나타났습니다. 고향을 찾기보다 해외로 여행을 가거나 집에서 쉬겠다는 사람이 늘었고 젊은 세대들은 명절을 반드시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서 자유로워 집니다. 차례와 제사를 지내는 가정도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명절이면 붐비는 공항. 사진=newslog

 

처음에는 젊은 사람들이 명절을 꺼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부담을 갖는 이유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듯 합니다.

 

젊은 세대에게는 취업도 어렵고 직장생활도 고단합니다. 어렵게 얻은 연휴를 온전히 쉬고 싶다는 마음도 이해가 됩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에게 취업은 했느냐, 결혼은 언제 하느냐, 집은 샀느냐는 일방적인 질문도 부담이 됩니다. 

명절 형식보다 중요한 가족의 의미 잊혀져선 안 돼

우리 세대에게 명절은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설과 추석이 되면 고향에 가는 것이 도리였고 차례를 지내고 성묘 가는 것도 당연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새 옷과 맛있는 음식이 기다렸고 어른이 돼서는 부모와 형제를 만나는 날이었습니다.

그렇게 이어온 오랜 풍습이 점차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명절이면 지방은 붐비고 도심은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newslog

 

하지만 지켜야 할 것은 차례상의 음식 가짓수가 아니고 조상을 섬기는 형식도 아닙니다. 명절에 모이는 중요한 까닭은 사람이 만나는 인지상정입니다.

떨어져 살던 가족이 만나 안부를 묻고, 먼저 떠난 이를 기억하고, 한 해 농사에 감사하며 음식을 나눠 먹습니다. 형식은 시대에 따라 달라져도 그 마음까지 없어져서는 안 되는 이유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명절 풍경은 앞으로 더 많이 달라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족, 친지들이 모여 북적이던 고향집과 엄숙하게 치러지던 차례상도 언젠가는 오래된 사진 속 풍경이 될지 모릅니다.

그래도 일 년에 몇 번쯤은 부모를 생각하고 형제를 기억하고 바쁘다는 구실로 한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사람들을 반갑게 만나는 날. 절차나 형식, 개념보다 그런 반가움이 명절의 의미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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