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가을날에 수도권에서 가기 좋은 파주 당일나들이
맛있는 메기매운탕 기억에 조선왕릉 숲길 추억 더해져

하늘이 높고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이면 멀리 떠나지 않아도 어딘가 가고 싶은 생각이 납니다. 그렇게 수도권에서 당일로 다녀올만한 곳이라면 파주삼릉도 좋습니다.
울창한 나무 사이로 난 길을 천천히 걸으며 가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화려한 볼거리를 찾아다니기보다 조용한 숲길을 걸으며 잠시 쉬어가고 싶은 장소로 괜찮습니다.
그런 파주삼릉의 가을 숲길을 떠올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음식이 하나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이맘때쯤 지인과 함께 먹었던 능골매운탕의 메기매운탕입니다.
이곳은 파주삼릉 가까이에 자리한 민물매운탕집입니다. 당시 점심시간 무렵 찾았는데 본관 앞에는 이미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한참 기다려야 하나 싶었는데 마침 별관에서 식사를 마친 손님들이 나오면서 안내를 받아 바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능골매운탕에는 메기매운탕과 빠가사리매운탕 그리고 메기·빠가사리를 함께 즐기는 잡어매운탕이 있고 참게와 닭볶음탕도 있어 취향대로 골라먹기 좋습니다.
우리가 이날 선택한 메뉴는 메기매운탕입니다. 한데 민물매운탕은 좋아해도 먹기에는 한편으로 조심스럽습니다. 민물고기 특유의 흙내나 비린내가 나면 먹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곳의 메기매운탕은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냄비에서 국물이 보글보글 끓어 국물을 한 술 떠먹으니 칼칼하면서도 깔끔했습니다. 우려했던 흙내나 비린내가 나지 않아 더욱 얼큰한 맛이 좋았습니다.
가을이라 선선한 날이었는데도 뜨거운 국물을 한 술 두 술 먹다 보니 이마에는 어느새 땀이 맺혔습니다. 매운탕은 매운 맛으로 먹어서 매운탕이라는 말도 있어 땀이 나도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매운탕에 들어간 향긋한 미나리와 수제비도 맛을 더했습니다. 미나리를 넉넉히 건져 먹고 수제비도 곁들였습니다. 국물이 조금씩 졸아들면서 수제비에도 얼큰한 맛이 배어듭니다.
메기 살을 발라 먹고 미나리를 건져 먹고 국물 한 술. 그렇게 먹다 보면 커다란 냄비 하나가 든든한 한 끼가 됩니다. 글을 쓰면서도 당시 맛있게 먹던 생각에 입 안에 침이 고입니다.
특히 주차가 편했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외곽에 자리한 식당인 터라 주차 공간이 넉넉해 여유있게 주차하고 편하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땀을 흘리며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시원한 가을바람이 반가웠습니다. 선선한 바람에 기분도 상쾌해져서 식당 위쪽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식당 인근에 있는 한 건물에 많은 사람들이 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곳은 건축가 김수근 선생이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교육공간으로 설계한 건물로 현재 연수원으로 쓰이고 있었습니다. 그들도 연수 중인 사람들인 듯 했습니다.

그 길로 쭉 걷다보니 파주삼릉으로 이어졌습니다. 이곳은 조선왕릉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조선 제8대 예종의 첫 번째 왕비 장순왕후의 공릉, 제9대 성종의 첫 번째 왕비 공혜왕후의 순릉, 추존 진종과 효순왕후의 영릉이 함께 자리하고 있습니다. 파주삼릉을 포함한 조선왕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돼 있습니다.
왕릉으로 들어서면 분위기가 한결 차분해집니다. 울창한 나무가 이어지고 그 사이로 걷기 좋은 길이 펼쳐집니다. 키 큰 소나무와 활엽수 아래를 걷다 보면 기분이 더욱 상쾌해 집니다.
발걸음을 재촉할 필요도 없습니다. 숲길을 천천히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가끔 멈춰 주변을 바라봤습니다. 푸른 숲, 맑은 공기 속에서 여유있는 걷기, 이런게 진정한 힐링이란 느낌이 가득했습니다.
특히 파주삼릉 숲속의 맑은 물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바닥이 그대로 보이는 깨끗함도 좋지만 물소리가 청아해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물소리를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평상시 듣기 쉽지 않은 소리라 오래 간직하고 싶어서 입니다. 방문한 여러분에게도 들려드리고 싶어 링크를 남깁니다.

https://youtube.com/shorts/k6xwqyTntI4?si=tip8XBRG91Y1KEFp
이런저런 기억에 가을이 오면 그날이 떠오릅니다. 보글보글 끓던 얼큰한 메기매운탕과 고즈넉한 분위기와 자연 속에서 상쾌했던 파주삼릉 숲길. 정말 잊지 못할 시간입니다.
굳이 거창한 여행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좋습니다. 맛있는 한 끼를 먹고 가까운 숲길을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정말 맛과 멋을 다하는 가을 나들이가 됩니다.
맑고 선선한 가을 날에는 수도권에서 멀지 않은 파주삼릉이 이른바 '당일치기 나들이'로 아주 괜찮다고 봅니다.
지난해 그곳에서 맛본 메기매운탕과 파주삼릉 숲길의 휴식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맛있고 멋있는 기억으로 계속 남을 것입니다.
그만큼 파주삼릉의 가을은 아주 소중한 추억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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