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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과 노동은 다르다?… 택배 상하차 알바로 버틴 1년 <하>

최고야님 2026. 9. 28. 09:38

배송 대기 중인 수많은 택배 차량들. 사진=newsnlog

 

대형 화물차량에 실린 택배 물량 상하차 작업을 현장 표현으로 속칭 까대기 친다고 합니다. 비닐 봉지에 담긴 택배 물건이나 박스 크기가 자잘한 택배 소박스 등을 모두 담아 보낸 마대 자루를 잠바리라고합니다. 까대기에 관한 내용은 만화가 이종철의 만화 '까대기'를 보면 이해가 쉽게 됩니다. 

만화 '까대기'는 작가의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진 내용으로 '일을 하면 하루 만에 도망치게 된다'는 전설의 알바,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의 실상을 모두 담은 만화책입니다.

실제로 6년 동안 택배 일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린 만화로 작가의 경험이 그대로 녹아 있는 작품입니다. 허구로는 끌어낼 수 없는 생생한 택배 노동 현장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그만두면 편해지나 수입도 사라져 계속 안할 수 없어

상하차 알바로 인해 다른 업무에 영향을 준다면 그만두는 편이 낫지 않냐고 지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결정은 가볍게 넘길 수 없었습니다.

택배 물량 상차작업 중인 11톤 차량들. 사진=newsnlog

 

다만 회사 일을 한다고 해서 매달 정해진 월급을 받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을 계속하면서도 충분하지 않은 수입에 생활난은 가중됐습니다. 생활비는 둘째고 매달 아파트 월세, 관리비에 카드대금, 대출이자 등 정해진 지출이 많아 빚이 늘어갔습니다. 불가피하게 이자·카드 대금 연체 등으로 신용불량 신세가 됐습니다. 

한 달 100만 원도 안 되는 수입은 생계대책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 돈마저 없게 되면 당장 생활 부담은 더 커집니다. 바로 알바로 버는 수입이 적은 돈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없는 사정입니다.

회사 업무에 시간을 더 쓰고 싶은 마음과 당장 들어오는 수입을 지켜야 한다는 필요가 함께 있었습니다. 상하차를 계속하면 체력과 시간이 부족하고 그만두면 돈이 더 부족해지는 형편이었습니다.

쉽게 그만두지 못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회사 일을 놓은 채 알바만 한 것이 아니라 회사 일을 이어가기 위해 부족한 수입을 다른 노동으로 메우고 있었습니다.

하차 작업을 완료한 차량 모습. 사진=newsnlog

 

적은 수입이라도 그냥 놓기 어려웠던 1년여 시간

상하차 알바를 1년여를 해보며 느낀 것은 일하는 시간이 짧은 알바도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짧지 않다는 점입니다.

실제 알바 작업 시간은 하루 2~3시간입니다. 그러나 기상 후 준비·알바 장소로 이동·귀가 후 샤워 시간을 더하면 반나절 이상을 소비하게 됩니다. 여기에 오후 업무로 이어지는 피로의 가중치도 있습니다.

이에 간단하게 '운동삼아 알바'로 투잡을 선택하기 이전에 시급과 작업 시간뿐 아니라 본업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함께 고려했으면 합니다. 오전 미팅이 필요한지·작업이 길어져도 다음 일정에 차질이 없는지·고된 알바 이후 다른 업무를 이어갈 수 있는지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도 처음에는 운동도 하고 수입도 보태자는 '일석이조'의 생각으로 상하차 알바를 시작했습니다. 1년여 겪은 지금은 그 일에 했던 시간과 체력의 몫이 어느정도인지 알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택배 상하차 일을 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고정급이 없는 형편에서 회사 일을 이어가면서도 필요한 수입을 마련하려고 스스로 선택한 일입니다. 당연히 후회 없는 선택이고 주위에서도 평생 화이트컬러 생활한 사람이 현장 업무를 해낸 것에 대해 대단하게 평가합니다. 

힘든 만큼 보람이 있었다는 말로 치부(置簿)하는 것도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볼 때 수입에 비해 하루에서 내줘야 하는 시간과 체력 그리고 본업에도 부담이 생겨 부득불 마무리하게 된 것입니다.

새벽에 택배 박스를 옮기고 오후에는 본업을 하는 투잡을 1년여 이어왔습니다. 그 기간 동안 어려웠고 힘들었던 것은 박스의 무게만이 아니었습니다. 어느 쪽도 쉽게 놔버릴 수 없는 사정 속에서 돈과 시간과 체력이 계속 소비돼 지쳐간 것입니다.

대형 화물차 안에 빼곡히 쌓인 박스들과 쉼 없이 들어 나르는 작업으로 땀에 젖은 팔의 모습 뒤에는 처절하 삶의 현장이 함께 남아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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