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고양·파주·의정부 시장 민선 9기 본격 가동
취임 이후 ‘같은 듯 다른’ 시정 방침과 가야할 방향 점검
민선 9기 지방정부가 출범한 지 석 달이 됐습니다. 오는 10월 8일이면 취임 100일을 맞습니다.
100일은 지방행정의 성패를 평가하기에는 이른 시간입니다. 하나 100일은 나름 의미를 부여하는 시간으로 인식됩니다. 시장이 취임 직후 무엇을 먼저 꺼내 들었는지, 어떤 현장을 찾았는지, 조직을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보면 앞으로 4년의 방향은 어느 정도 인지니다.
그래서 100일을 일주일여 앞둔 지금 시청 출입기자로 접한 경기 수원·고양·파주·의정부 시장의 지난 석 달을 들여다봤습니다. 시정에 대한 성적이기보다 취임 때의 약속과 실제 행보 사이의 간극을 살펴보는 ‘이른 평가’입니다.

시장이 각각 꺼내 든 시정 카드, 가볍지 않은 무게감
먼저 이재준 수원시장은 재선 시장이라는 점에서 출발선부터 다릅니다. 민선 8기의 연장선에서 민선 9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파악과 준비’보다는 기존 사업을 얼마나 빠르게 실행 단계로 옮기느냐가 관심사입니다.
취임 첫날 청년벤처기업인들을 만난 것도 기업과 일자리를 중시하는 시정 방향을 보여줬습니다. 수원대전환추진단을 통해 공약과 시민제안을 실행과제로 다듬고 재정운용 체계도 손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장 스스로 민선 9기의 성공은 공약을 얼마나 많이 추진했느냐가 아니라 시민이 얼마나 변화를 체감했느냐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100일 회견에서도 같은 잣대가 적용될 수밖에 없습니다. 재선 시장의 100일은 새로운 청사진보다 지난 4년과 연결된 사업에서 무엇이 실제로 달라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리가 돼야 합니다.
민경선 고양시장은 ‘소통과 변화’를 앞세웠습니다. 첫 결재부터 ‘열린고양 프로젝트’를 선택했습니다. 시장실을 1층으로 옮기면서 문턱을 낮추고 시장 직통 문자와 시정회의 생중계 등을 추진했습니다. 동시에 고양의 오랜 현안인 K-컬처밸리 정상화를 직접 챙기고 산업·일자리 기반을 확대하는 자족도시 구상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시민과의 소통 방식을 바꾸고 정체된 현안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입니다. 100일 회견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이벤트성 소통을 넘어 실제 행정의 의사결정과 현안 해결로 얼마나 연결됐는지가 주목될 것으로 보입니다.
손배찬 파주시장은 취임하면서 “말보다 결과, 이념보다 민생으로 평가받겠다”고 했습니다. 취임 직후 재난안전 현장을 찾았고 이후 읍면동 소통방문과 ‘현문현답’을 이어갔습니다. 시장 직속 핵심현안전담팀도 가동했습니다.
파주에는 지하철 3호선 연장·평화경제특구·성매매집결지 문제 등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현안이 있습니다. 100일 동안 이에 대한 해결 여부 등 문제 제기하거나 평가할 단계는 아닙니다. 오히려 100일 회견에서는 무엇을 해결했느냐보다 장기 현안을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풀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로드맵이 관심사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김원기 의정부시장은 민생경제에서 첫발을 뗐습니다. 민선 9기 1호 결재로 의정부사랑카드 확대를 선택했고 지역화폐·의정부주식회사·공공배달앱 등을 통한 지역경제 선순환을 강조했습니다. 이후 교통·민생경제·재정혁신 등을 주요 시정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의정부 역시 재정 여건과 교통 문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쉽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취임 초 민생을 앞세운 만큼 100일 회견에서는 정책 발표 자체보다 시민과 소상공인이 실제로 체감할 변화가 무엇인지가 자연스럽게 질문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100일 성적보다 앞으로의 4년에 대한 ‘가늠쇠’ 여부 주목
수원은 정책의 연속성과 실행, 고양은 소통과 장기 현안, 파주는 현장과 민생, 의정부는 민생경제와 시민 체감에 각각 무게를 두고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100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어느 시장이 잘했고 어느 시장이 못했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성급합니다. 그렇다고 유야무야 지나칠 수는 없는 기간입니다. 그렇기에지금은 결과보다 방향에 대한 행보가 적절했는가를 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취임식에서 했던 말이 실제 첫 정책으로 이어졌는지, 선거 때 내놓은 공약 가운데 무엇을 우선순위에 올렸는지, 시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다면 실제 행정 과정이 달라지고 있는지, 장기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했다면 적어도 해결의 첫 단추는 제대로 끼웠는지 따져보는 일 입니다.
오는 10월 8일 전후 열릴 각각의 취임 100일 회견에서는 시장마다 지난 석 달의 성과를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러나 시민이 궁금한 것은 얼마만큼의 성과를 우선하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취임 전과 무엇이 달라졌는가”
100일을 앞둔 4개 지역의 시장에게 던질 첫 질문은 어쩌면 이것이면 충분할 수 있습니다.
100일은 잘했다 칭찬보다 남은 1360일에 대한 시정방향을 시민이 점검하고 응원하는 날이 돼야 합니다.
민선 9기에 나선 시장들이 지난 석 달의 행보가 앞으로의 4년을 어떻게 이끌고 갈지에 대한 ‘가늠쇠’ 역할을 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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