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지순례’ 성지로 꼽히는 지역 대표 베이커리 브랜드 ‘뚜쥬루’
선점 불구 후발주자인 CJ ‘뚜레쥬르’와 상표권 분쟁에서 승소
시간과 정성 더한 독창적 레시피로 지역 넘어 전국적 명성 얻어

충남 천안을 찾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지역을 대표하는 베이커리 브랜드인 ‘뚜쥬루(Toujours)’입니다. 전국적인 ‘빵지순례’ 성지로 꼽히는 이곳은 수많은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미식 명소입니다.
아산에 거주하는 지인을 만나러 갔다가 들른 천안 뚜쥬루 빵돌가마마을은 입구에서부터 인상적인 풍경을 보여주었습니다. 붉은 벽돌 건물 위에 새겨진 ‘빵돌가마마을 뚜쥬루과자점’이라는 정갈한 현판과 푸른 녹음이 어우러져 단조로운 베이커리 매장이라기보다는 아늑한 휴양지 마을에 들어선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대기업과의 상표권 상생 잔혹사, 천안의 자존심이 된 비화
‘뚜쥬루’라는 이름을 처음 들으면 대기업 CJ의 ‘뚜레쥬르(Tous Les Jours)’를 떠올리거나 유사 상표로 오인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와 사실관계를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비화가 담겨 있습니다.
뚜쥬루는 본래 서울 용산구와 성동구 일대에서 문을 열었고, 1992년 5월에 ‘뚜쥬루’ 상표를 정식으로 등록했습니다. 이후 1990년대 후반 베이커리 사업에 진출하려던 CJ그룹이 뚜쥬루 인수를 타진했으나 거절당하면서 CJ그룹은 1997년에 비슷한 의미와 발음을 가진 '뚜레쥬르(Tous Les Jours)' 브랜드를 론칭하게 됩니다.
이에 뚜쥬루 측이 유사상표 제소로 승소하면서 법적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CJ는 후발주자임에도 이미 브랜드 론칭을 한 상태이기에 상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뚜쥬루 측에 상표 사용료(로열티)를 지급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와 함께 천안 및 아산 지역에는 일정 기간 동안 뚜레쥬르 직영점과 가맹점을 진출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상표 마찰이 일단락됐습니다.
이후 뚜쥬루는 1998년에 천안 성정동으로 본점을 옮기며 충남 천안을 대표하는 향토 베이커리로 정착했습니다. 현재는 성정동 본점을 비롯해 거북이점, 구룡동 빵돌가마마을 등 천안 내에 대형 매장을 연이어 선보이며 지역을 넘어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됐습니다.

돌가마에서 은근히 구워낸 빵과 느림의 미학
뚜쥬루가 수많은 빵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결정적인 이유는 차별화된 맛과 철학에 있습니다. 단순히 대량 생산되는 빵이 아닌,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드는 독창적인 레시피가 방문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돌가마 만주’는 직접 끓인 국산 팥을 가득 채우고 스페인산 자연석 돌가마에서 구워내 깊고 풍부한 풍미를 자랑합니다. 겉은 고소하고 속은 달콤한 팥앙금이 어우러져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맛입니다.
또한 느리게 발효시켜 만드는 ‘거북이빵’은 은은하게 감도는 모카 향과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일품인 대표 번(Bun) 스타일의 빵입니다. 천천히 시간을 들여 만든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처럼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집니다.
‘돌가마 브레드’ 역시 돌가마 특유의 은근한 열로 구워내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하면서 촉촉한 식감을 자랑해 식사 대용이나 디저트로 제격입니다.
탁 트인 전경과 여유로운 주차… 쾌적하게 즐기는 베이커리 테마파크
구룡동에 위치한 ‘빵돌가마마을’은 빵집이라는 단일 공간을 넘어 마치 하나의 테마파크를 연상시킵니다. 드넓은 부지 위에 아기자기한 유럽풍 건물들과 산책로, 주차장 등이 조성돼 있어 가족이나 연인, 지인들과 함께 나들이에 좋습니다.
방문했던 주말 역시 찾아온 수많은 관람객과 시민들로 인해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습니다. 그래도 공간 자체가 원체 넓게 조성돼 있어 답답함이나 번잡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충청도하면 대전 성심당이 유명세가 있지만 먹어본 맛은 개인적으로 뚜쥬루가 만족스러웠습니다. 취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차 이동하는 사람들은 주차 편리성도 신경 써야 하기에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빵과 주차 모두 만족스러운 맛집 탐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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