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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최태훈 개인전 ‘불의 사제’, 철과 불이 빚어낸 조각 7점

최고야님 2026. 11. 5. 10:51

조각가 최태훈 개인전 ‘불의 사제’, 철과 불이 빚어낸 조각 7점

10년 만의 전시회, 플라스마 불꽃으로 완성한 금속 조각의 세계

철과 불꽃의 뜨거운 열정의 작업 모습. 사진=newsnlog

 

서울 북촌한옥마을 인근 한벽원미술관에서 조각가 최태훈 작가의 개인전 ‘THE PRIEST OF FIRE(불의 사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10년 만에 마련한 이번 개인전에는 작가가 최근 제작한 신작 7점이 전시됩니다. 30년 넘게 철을 중심으로 조각 작업을 이어온 최태훈 작가가 플라스마(plasma) 용접과 절단 기법으로 완성한 작품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철이라는 단단한 재료를 불로 녹이고 깎아내면서 만들어낸 독특한 조형미에 있습니다. 일반적인 조각 전시에서 접하는 매끈하게 다듬어진 작품과 달리 철판 표면에 남겨진 용접 자국과 불규칙한 구멍, 거친 질감이 작품의 중요한 표현 요소로 활용됩니다.

전시장 입구에 걸린 ‘THE PRIEST OF FIRE’가 적힌 대형 포스터가 먼저 관람객을 맞습니다. 어두운 배경 위로 하얀 불꽃이 뻗어 나가고 금속을 다루는 작업자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전시 제목인 ‘불의 사제’는 오랜 시간 불을 다루며 철의 물성을 탐구해 온 작가의 작업 세계를 함축합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조각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금속이 불과 열을 만나 변화하는 과정과 그 결과를 함께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술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관람객도 관심을 가질 만합니다.

 

철을 사랑하는 최태훈 작가는 철을 친구라 부른다. 사진=newsnlog

철판에 새겨진 불의 흔적, 최태훈 작가의 작품 세계

30년 넘게 이어온 철 조각의 탐구

최태훈 작가는 30년 넘게 철을 주요 재료로 삼아 절단과 용접, 연마 작업을 이어왔습니다. 철은 단단하고 무거우며 쉽게 형태를 바꾸기 어려운 재료입니다. 작가는 이러한 물리적 특성을 활용하면서도 반복적인 가공을 통해 기존 금속 조각에서 볼 수 있는 형태와 다른 표현을 찾아왔습니다.

작가의 작업실에는 대형 철판과 조각 작품의 뼈대가 놓여 있었습니다. 작가는 두꺼운 철판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고 표면을 깎아내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플라스마 토치에서 발생하는 불꽃을 이용해 금속을 절단하고 형태를 다듬는 과정도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작업은 단순히 철을 원하는 모양으로 만드는 것과 다릅니다. 철판에 구멍을 내고 표면을 깎아내면 빛이 통과하거나 그림자가 생깁니다. 같은 작품이라도 관람하는 위치와 주변 조명에 따라 표면의 질감과 입체감이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작가는 과거 숲과 우주를 주제로 한 작품을 비롯해 ‘Dual Skin’, ‘Invisible Man’, ‘막’ 연작 등을 제작했습니다. 차가운 금속을 이용해 생명과 존재의 문제를 탐색해 온 작업의 연장선에서 이번 개인전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작품 이전의 거대 철의 모습. 사진=newsnlog

플라스마 용접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조형미

이번 전시의 핵심 기법은 플라스마를 활용한 금속 가공입니다. 플라마는 기체가 이온화된 상태로 높은 에너지를 전달하며 금속을 녹이거나 절단하는 데 사용됩니다.

작가는 플라스마 토치로 철판을 가공하고 용접하면서 금속 표면에 다양한 흔적을 남깁니다. 절단된 가장자리와 불규칙한 구멍, 용접 부위의 거친 질감은 작품을 구성하는 조형 요소가 됩니다.

관람객은 작품을 볼 때 전체적인 형태뿐 아니라 금속 표면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철판이 얼마나 깊게 깎였는지, 구멍 사이로 빛이 어떻게 통과하는지, 용접 부위가 주변 금속과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살펴보면 작가의 작업 방식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미술평론가 최태만 교수는 작가의 플라스마 작업을 불로 금속을 정화하는 과정에 비유했습니다. 불과 철을 다루는 작업 태도가 작품의 조형적 의미로 이어진다는 해석입니다.

 

최태훈 작가의 플라스마 작업을 통해 철은 작품으로 거듭난다. 사진=newsnlog

한벽원미술관 전시 관람 안내와 북촌 문화 나들이

이번 전시를 방문한다면 다음 세 가지를 중심으로 작품을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첫째는 철판의 표면입니다. 작가가 플라스마로 잘라내고 용접한 부분에는 일정하지 않은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금속 표면에 새겨진 구멍과 굴곡을 가까이에서 살펴보면 작업 과정이 어떻게 작품의 형태로 연결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빛과 그림자입니다. 철판에 만들어진 구멍과 틈은 주변 빛을 통과시키거나 그림자를 만듭니다. 관람 위치를 조금씩 바꿔가며 작품을 살펴보면 금속 조각의 입체적인 표현을 다르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셋째는 불과 철의 관계입니다. 불은 금속을 녹이고 절단하는 수단이지만 작가에게는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 내는 조형적 매체이기도 합니다. 완성된 작품에 남아 있는 거친 표면과 용접 자국을 통해 철이 변화하는 과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미술관을 자주 찾지 않는 관람객이라면 작품의 제작 기법부터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플라스마라는 기술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작품을 보면 금속 조각이 단순한 철판 가공과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습니다.

 

최태훈 작가의 개인전 '불의 사제'가 열리고 있는 한벽원미술관 모습. 사진=newsnlog

한벽원미술관은 어떤 곳인가요?

한벽원미술관은 월전 장우성 선생의 예술 정신을 기리고 한국화의 보존과 연구, 교육 및 전시 활동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된 월전미술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문화예술 공간입니다.

1991년 서울 삼청동에 개관한 이후 한국화 관련 기획전과 초대전을 비롯해 다양한 전시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전통 회화와 현대 조각을 함께 접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북촌과 삼청동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찾아볼 만합니다.

특히 한벽원미술관이 자리한 삼청로 일대는 북촌한옥마을과 정독도서관, 여러 갤러리와 박물관이 모여 있는 지역입니다. 미술관 관람을 마친 뒤 주변 문화시설과 한옥 골목을 함께 둘러보는 일정을 계획하기에도 좋습니다.

서울시가 안내하는 북촌 관광 코스에도 한벽원미술관이 포함돼 있습니다. 삼청로 관광안내소에서 한벽원미술관과 갤러리도올, 북촌8경 등을 연결해 둘러보는 코스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11월 17일까지 진행되므로 관람을 계획한다면 전시 종료일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태훈 작가 개인전 ‘불의 사제’ THE PRIEST OF FIRE 세부 안내

 

한벽원미술관은 서울 종로구 삼청로 83에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자가용으로 방문할 수 있으며 북촌과 삼청동 일대를 함께 둘러보는 일정으로 계획하면 좋습니다. 주차 가능 여부와 요금은 방문 전에 미술관에 문의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철과 불을 이용해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 내는 최태훈 작가의 작업은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관람객에게도 금속 조각의 제작 과정과 표현 방법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북촌한옥마을의 전통 한옥과 삼청동의 문화예술 공간을 둘러볼 계획이라면 한벽원미술관의 이번 전시도 일정에 포함해 보시기 바랍니다. 10년 만에 열리는 작가의 개인전인 만큼 신작 7점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삶의 여유와 생활의 힐링을 더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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