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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맛과 멋, 시장 골목과 오토바이 거리 ‘여행의 추억’

최고야님 2026. 11. 7. 19:35

베트남의 맛과 멋, 시장 골목과 오토바이 거리 ‘여행의 추억’

해외여행, 누구와 같이 가느냐 보다 어떻게 가느냐가 중요한 여정 

해외로 떠나는 국적 항공기 모습
해외여행은 언제 가든 어디로 가든 언제나 설렌다. 사진=newsnlog
늘 붐비는 공항 수속 창구
늘 붐비는 공항 수속 창구. 사진=newsnlog

 

요즘에는 국내 여행보다 해외여행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여행 비용도 고려해야 하지만 낯선 나라로 떠난다는 설렘도 해외여행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자주 떠날 수 있는 여행이 아니기에 일상에 지치거나 잠시 쉬고 싶을 때면 해외여행에 대한 생각이 더욱 간절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언제인가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광고 카피가 유명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확한 광고 내용은 생각나지 않지만 직장인의 노고를 인정하고 휴가와 여행을 권유하면서 카드 소비와 관련된 광고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열심히 일했으니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줄겨도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당장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몇 해 전 다녀온 베트남 여행이 새삼 떠오릅니다. 아내와 친구, 그리고 나와 내 친구 이렇게 네 사람이 함께한 여행이었습니다. 남들이 보면 부부 동반 여행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조금은 묘한 조합이었습니다. 남녀가 아닌 남남, 여여로 다닌 여행이지만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어려운 동행이었지만 각자의 가정에서도 흔쾌히 수락해 별 문제 없이 즐거운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호텔 픽업 차량은 어디에
호텔 픽업 차량은 어디에. 사진=newsnlog

 

베트남 자유여행, 예상치 못한 공항 픽업과 현지 시장 구경

베트남 여행은 여행사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패키지여행이 아닌 자유여행이었습니다. 숙소를 정하고 이동할 곳을 선택하는 것부터 현지에서 무엇을 먹고 어디를 둘러볼 것인지까지 우리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쫓기지 않고 마음에 드는 곳에서는 조금 더 머물 수 있다는 것도 자유여행의 매력입니다.

그런데 여행은 시작부터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출발하기 전 호텔에 공항 픽업을 예약했지만 베트남 공항에 도착하니 우리 이름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기다리는 호텔 직원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공항 밖으로 나가도 픽업 차량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낯선 나라에 도착하자마자 겪은 일이어서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택시를 이용해 호텔로 이동했습니다. 예약한 픽업 서비스는 이용하지 못했지만 무사히 숙소에 도착해 체크인을 마쳤습니다. 짐을 정리한 뒤에는 곧바로 호텔 주변을 둘러보러 나섰습니다. 자유여행이니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정해진 일정에 맞춰 움직일 이유도 없었습니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호텔 인근에 있는 시장이었습니다. 해외에 나가 그 나라를 알고 싶다면 먼저 시장에 가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시장은 현지 주민들의 생활이 가장 가까이에서 드러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사고파는지, 어떤 음식을 즐겨 먹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벤탄 시장 전경
베트남 호치민(사이공)에 위치한 벤탄 시장 전경.
벤탄 시장 입구
베트남 벤탄 시장 입구.

 

베트남 호찌민의 벤탄시장(Ben Thanh Market)도 그런 곳이었습니다. 시장 입구에는 형형색색의 전광판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높은 천장 아래로 길게 이어진 통로 양쪽에 상점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습니다.

가방·의류·시계·전자제품 등 다양한 물건이 진열돼 있었고 상인들과 손님들이 뒤섞여 시장 특유의 활기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작은 의자에 앉아 물건을 정리하거나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낯선 나라의 시장이지만 물건을 팔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나라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시장 구경은 꼭 물건을 사야 즐거운 것이 아닙니다. 상점마다 진열된 물건을 살펴보고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 베트남 시장은 좁은 통로를 따라 다양한 상품과 사람들이 어우러져 있어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향이 독특한 베트남 음식
베트남에서 베트남 음식 아닌 음식.
간단한 토스트
베트남에서 음식 대신 토스트.
베트남 돈까스
베트남 향신료에 대체한 돈까스.
푸짐하게 차린 베트남 음식
스테이크 등 다양한 대체 음식으로 푸짐하게.

베트남의 맛, 낯선 향신료와 현지 음식의 즐거움

시장을 둘러본 뒤에는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았습니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이 음식입니다. 평소 먹던 음식에서 벗어나 그 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을 맛보는 것도 여행의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베트남 음식은 우리나라에서도 비교적 친숙합니다. 쌀국수인 퍼(Phở)를 비롯해 반미(Bánh mì)·분짜(Bún chả)·짜조(Chả giò) 등 다양한 음식이 알려져 있습니다. 쌀과 채소를 활용한 음식이 많고 지역에 따라 조리법과 맛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지에서 먹는 음식은 국내에서 접하던 베트남 음식과 느낌이 달랐습니다. 무엇보다 특유의 향신료가 입맛에 쉽게 맞지 않았습니다. 음식에 따라 향이 강하게 느껴져 기대했던 만큼 맛있게 먹지는 못했습니다.

 

양식 후 커피와 디저트
베트남 향신료가 진해 레스토랑에서 양식 후 커피와 디저트.
베트남 디저트 음료
맛있는 양식에 빠질 수 없는 디저트 음료.

 

그렇다고 음식이 맛없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평소 익숙하지 않은 향과 맛이었기 때문입니다. 현지인들에게는 일상적인 음식이지만 우리에게는 낯선 맛이었습니다. 같은 음식이라도 먹는 사람의 식습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지에서는 익숙한 음식을 찾아 먹는 것도 좋지만 가능하면 현지 음식을 경험해 보는 편입니다. 입맛에 맞지 않더라도 그 나라의 음식문화를 이해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베트남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향신료 때문에 음식을 마음껏 즐기지는 못했지만 현지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함께 식사했던 시간은 여행의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베트남의 맛은 음식 자체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 주변과 거리에서 만나는 식당들, 작은 의자에 앉아 식사하는 사람들, 음식을 준비하는 상인들의 모습까지 모두 음식문화의 일부입니다. 여행자는 한 끼를 먹고 지나가지만 현지인들에게는 매일 반복되는 생활입니다. 그런 일상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해외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오토바이 행렬
사람만큼 많은 오토바이 행렬.
베트남 오토바이 행렬.
베트남 오토바이 행렬.

베트남의 멋, 오토바이 물결과 거리에서 만난 일상

베트남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이 오토바이입니다. 베트남을 오토바이 천국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현지에 가면 실감할 수 있습니다. 도로에는 자동차보다 오토바이가 더 눈에 띄고 신호를 기다리는 교차로에는 수많은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동차가 도로의 중심을 차지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오토바이가 중요한 생활 교통수단입니다. 출퇴근을 비롯해 장보기·배달·일상적인 이동에 이르기까지 오토바이가 폭넓게 이용됩니다. 도로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 행렬은 처음 접하는 여행자에게 낯설면서도 인상적인 장면입니다.

특히 길을 건널 때는 더욱 조심스러웠습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오토바이 사이에서 언제 건너야 할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의 도로 풍경에 익숙한 여행자라면 베트남의 교통문화가 상당히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횡단보도와 신호를 확인하고 주변 차량의 움직임을 살피며 이동해야 합니다.

 

베트남 어디에서도 오토바이 행렬
베트남 어디에서도 오토바이 행렬은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며칠 동안 거리를 둘러보다 보면 오토바이가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베트남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됩니다. 수많은 사람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 자체가 도시의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도 기억에 남습니다. 시장 주변에서 물건을 파는 상인들, 식당 앞에서 식사하는 사람들, 오토바이를 타고 바쁘게 이동하는 시민들까지 모두 저마다의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여행자에게는 낯선 풍경이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할 것 없는 하루입니다.

베트남 거리의 또 다른 매력은 저녁 무렵의 활기입니다. 낮에는 교통과 상업활동으로 분주했던 거리가 밤에는 조명과 사람들로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거리 공연이나 축제가 열리는 곳에서는 음악과 사람들의 움직임이 어우러져 여행의 즐거움을 더합니다.

 

베트남의 호텔
베트남의 호텔이 화려하다.
베트남 도심의 야경
베트남 도심의 야경
거리의 공연 모습.
베트남의 광화문 광장이라고 불린 거리의 공연 모습.

 

낮에 시장을 둘러보며 현지인들의 생활을 살펴보는 것과 저녁에 거리를 걸으며 도시의 분위기를 느끼는 것은 서로 다른 경험입니다. 시장에서는 생활의 활력을, 거리에서는 베트남 도시의 역동적인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여행의 멋은 유명 관광지를 찾아가 사진을 남기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이름 모를 골목을 걷거나 우연히 마주친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에도 있습니다. 때로는 계획에 없던 장소에서 더 오래 머물게 되고 별 기대 없이 걸었던 거리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기도 합니다.

몇 해 전 베트남 여행을 떠올리면 공항에서 픽업 차량을 찾지 못해 당황했던 일부터 호텔 주변 시장을 구경하고 낯선 음식을 먹었던 순간까지 하나둘 생각납니다. 네 사람이 함께 이동하며 나눴던 이야기와 자유롭게 거리를 걸었던 시간도 그립습니다.

 

사이공스퀘어
호텔 인근에 위치해 자주 갔던 사이공스퀘어.
베트남 호치민 모습.
귀국길에 내려다 본 베트남 호치민 모습.
비행기는 어디론가 떠날 수 있게 하는 기대
비행기는 어디론가 떠날 수 있게 하는 기대에 더욱 반갑다.

 

여행을 다녀온 뒤 시간이 흐르면 어디에서 무엇을 먹었는지, 어떤 물건을 샀는지는 희미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함께했던 사람들과 낯선 곳에서 느꼈던 감정은 오래 남습니다. 당시에는 별일 아니었던 일도 시간이 지나면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이 됩니다.

베트남의 맛은 입맛에 맞지 않았던 향신료까지 포함한 현지 음식에 있었고, 베트남의 멋은 화려한 관광지뿐 아니라 시장과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의 일상에 있었습니다. 자유여행이었기에 그런 모습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사진을 꺼내 보며 그때의 시간을 떠올리지만 언젠가 다시 여행길에 오르고 싶습니다. 꼭 베트남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익숙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새로운 곳을 걷고 낯선 음식을 맛보며 함께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여행은 떠날 때의 설렘도 좋지만 돌아온 뒤 오랫동안 꺼내 볼 추억이 남는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것 같습니다. 몇 해가 지난 지금도 베트남의 시장과 오토바이로 가득했던 거리, 함께했던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베트남 전도. 출처=구글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