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의 세상 40

대학이 동네로? 파주의 ‘일생일대’가 기대되는 까닭

고려대와 협약 통해 대학 연계 평생학습 나서 파주시, 시민 평생학습 기회 확대에 손 맞잡아제대로 배우려면 학교를 찾아가야 했다. 대학은 더 그랬다. 전문적인 학문을 탐구하고 지성적 성찰을 이루는 공간으로 '지성의 성전'이라는 인식도이 강했다. 그런데 경계가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파주시가 추진하는 ‘일생일대 프로젝트’가 눈길을 끄는 이유다. 파주시는 지난 1일 고려대학교 미래교육원과 평생교육 진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고려대는 2027년부터 이 사업에 새롭게 참여해 교수진과 교육 기반을 활용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발굴·운영할 계획이다. ‘일생일대’라는 이름도 평생학습센터와 대학을 1대1로 연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학의 교육자원을 시민 생활권으로 끌어와 가까운 곳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산이 사라졌다? 도시와 산하를 가린 물안개는 마술사인가

해가 떠올라도 ‘하얀 장막’으로 모습 보이지 않게 익숙한 풍경을 낯선 세상으로 바꾼 새벽의 ‘마술’ 새벽에 운동겸 산책겸 인근 창릉천을 가보니 산하가 사라졌습니다.분명 어제까지 그 자리에 있던 산하인데 능선만 희미했습니다. 들판도 길도 모두 새벽 물안개 속으로 반쯤 몸을 감췄습니다.해가 떠올랐습니다. 붉은 해가 물안개 위에 솟았지만 아침을 알리기에는 밝음이 모자랐습니다. 햇빛조차 ‘하얀 장막’ 같은 안개에 걸려 둥근 모습만 드러냈습니다.평소 익숙했던 풍경이 전혀 다른 세상처럼 보였습니다.가까이 서 있는 나무는 선명한데 몇 걸음 뒤의 나무는 흐려집니다. 더 멀리 있는 산과 내와 들판은 아예 경계가 없습니다.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물안개가 만든 자연 풍경은 묘했습니다.보이던 풍경이 감춰지니 오..

또 하나의 가족

'또 하나의 가족' 아주 오래전 한 전자업체의 광고 카피입니다. 회사 전자제품을 가까이 두고 가족처럼 생각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그처럼 반려동물도 또하나의 가족인 세상이 된 듯합니다.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을 넘어 현재는 약 1546만 명입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조사결과로 여기서 굳이 내용을 밝히지 않아도 될만큼 곳곳에서 많은 반려동물을 보게 됩니다.반려동물은 개, 고양이가 일반적이고 고슴도치, 햄스터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우리집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개를 키우는데 이른바 믹스견으로 불리는 말티즈 혼합종입니다.식구들이 이 녀석을 얼마나 이뻐하고 애지중지하는지 개를 키우는게 아니라 어린 막둥이 같습니다. 정말 또 하나의 가족입니다.개 유치원도 있습니다. 남들은 손자, 손녀 손잡고 유치원 보내..

명절은 이제 사라져 가나

고향 성묘 대신 여행·휴식 선호하는 세태 변화잊혀져 가는 풍습 뒤에 가족 의미도 달라져 가 명절이면 고향으로 가는 길이 사방에서 막혔습니다. 고속도로는 귀성 차량으로 주차장을 방불케 했고 열차나 고속버스 이용객들도 표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수많은 인파와 교통체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향으로 갔습니다. 부모가 기다리고 형제들이 모이는 곳이고 평소 만나지 못했던 친척들과 얼굴을 마주하는 날이 명절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그런 풍경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올해 추석에도 변화는 나타났습니다. 고향을 찾기보다 해외로 여행을 가거나 집에서 쉬겠다는 사람이 늘었고 젊은 세대들은 명절을 반드시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서 자유로워 집니다. 차례와 제사를 지내는 가정도 갈수록 줄고 있습니..

취임 100일 앞둔 경기 지자체장, 석 달의 행보를 읽다

경기 수원·고양·파주·의정부 시장 민선 9기 본격 가동취임 이후 ‘같은 듯 다른’ 시정 방침과 가야할 방향 점검 민선 9기 지방정부가 출범한 지 석 달이 됐습니다. 오는 10월 8일이면 취임 100일을 맞습니다.100일은 지방행정의 성패를 평가하기에는 이른 시간입니다. 하나 100일은 나름 의미를 부여하는 시간으로 인식됩니다. 시장이 취임 직후 무엇을 먼저 꺼내 들었는지, 어떤 현장을 찾았는지, 조직을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보면 앞으로 4년의 향방은 어느 정도 인지됩니다.그래서 100일을 일주일여 앞둔 지금 시청 출입기자로 접한 경기 수원·고양·파주·의정부 시장의 지난 석 달을 들여다봤습니다. 시정에 대한 성적이기보다 취임 때의 약속과 실제 행보 사이의 간극을 살펴보는 ‘이른 평가’입니다. 시장이 각각 ..

제목에 이끌려 읽고 40년 넘도록 기억하는 바로 그 책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세 단어에 담긴 의미 '삶의 바탕은 사랑'이란 삶의 깨달음 이어져 책을 고를 때 책 제목에 먼저 끌릴 때가 있습니다. 40여 년 전 레오 버스카글리아의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Living, Loving & Learning)'가 그랬습니다.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이렇게 짧은 세 단어를 보는 순간 '저 말은 살아가는 삶의 태도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목만으로 책을 선택했고 그 제목을 지금껏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선택한 책을 읽고 나서는 제목의 의미가 더해졌습니다. 처음에는 삶을 이루는 세 가지를 ‘살며·사랑하며·배우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세 가지의 바탕에는 사랑이 있다는 '지침'을 받았습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뿐 아니라 자신을 존중하는 것, 타인을 ..

사람과 숫자 그 불가분의 관계

태어나면서부터 죽는 순간까지 삶의 모든 것이 숫자 언어가 사람 흩어놓아도 숫자는 사람 잇는 역할하나 사람은 숫자의 맹신자인가 아니면 숫자의 노예인가. 태어나면서부터 죽는 때까지 숫자에 얽매인다. 아니 그 이후에도 숫자는 사람에게 늘 가까이 있다. 이런 일생을 사람이 만든 것인가, 신이 만든 것인가. 숫자에 대한 의구심은 계속된다. 성경 속 바벨탑 이야기가 있다. 사람들이 같은 언어를 쓰면서 하늘에 닿는 탑을 쌓으려 하자 신은 언어를 뒤섞어 서로 소통하지 못하게 했고 사람들을 온 땅으로 흩어지게 했다. 그런데 숫자는 흩어진 사람들을 다시 소통하게 했다. 여기서 또 의구심이 생긴다. 언어는 다르게 되면서도 숫자는 왜 공통으로 남았을까. 일각에서는 처음부터 인류가 같은 숫자 표기법을 사용했던 것은 아니다라..

문화자원 넘치는 파주, ‘문화도시’ 이뤄가야

흩어진 문화자원 연결할 실행력 제고 중요문화재단 기획사업·안정적 재원 확충 필요 파주는 문화자원이 부족한 도시가 아니다. 파주출판도시와 헤이리 예술마을 그리고 임진각과 DMZ 등 문화자원이 넘친다. 출판·미술·공연에 평화·역사·생태까지 갖춰 남부러운 자산이다.그런데 선뜻 ‘파주 대표 문화콘텐츠’를 꼽으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자원은 풍부한데 각각이다. 구심점이 약하다. 이는 좋은 재료를 잔뜩 갖춰 놓고 제대로 된 요리를 내놓지 못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이에 문화자원의 부족이 아니라 이를 연결하고 지속적으로 사업화할 기획력과 실행 기반이 약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문화는 축제 몇 개를 늘린다고 주목되지 않는다. 예산을 나눠 단발성 행사를 반복하는 방식으로도 도시의 문화 브랜드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 ..

먹음의 의미

살기 위해 먹느냐, 먹기 위해 사느냐.우스개 말처럼 쓰이는 말이다. 하나 그저 스처 지나가는 말처럼 무의미한게 아니라 사실 의미심장한 말이다.인간의 생존과 삶의 본질, 그리고 음식과 쾌락을 대하는 태도를 극적으로 대비시키는 유명한 철학적 질문이기에 그렇다고 할 수 있다.전자는 생존과 본질 중심이다. 음식을 오직 생명을 유지하고 신체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는 관점인 것이다.식욕이나 미식(美食) 같은 본능적·감각적 즐거움보다는 실용성과 영양 섭취에 무게를 둔다.​삶의 목적이 먹는 것에 있지 않고, 일이나 학업, 철학적 사유 등 더 가치 있는 다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신체를 지탱하는 행위로 음식을 대한다.​절제와 검소함을 미덕으로 여기는 태도와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후자는 가치와 쾌..

권한과 권력, 이제 바람직한 정치를 묻다

7월부터 민선 9기가 시작됐다. 지방자치단체(지자체장)와 지방교육행정기관(교육감)에 해당되는 말이다. 치열했던 경쟁 대신 당선인의 새로운 도정과 시정·의정·교육행정이 펼쳐질 것이다. 이에 후보시절 제시한 공약에 대한 기대도 크다. 이들이 펼쳐나갈 모든 행정은 큰 틀에서 보면 하나의 정치 행위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행정을 정치로 갈음할 수 없다고 지적할 수도 있다. 허나 시정·의정·교육행정은 구성원 간의 이해를 조정하고 결정을 내리는 행위다. 지자체나 교육기관이 하는 일은 '넓은 의미의 정치'에 부합한다. 이는 사회 구성원 간 의견 차이를 좁히고 규칙을 정하고 공공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든 조직적 행위를 말한다. 그렇기에 본질적으로는 모두 정치 행위로 볼 수 있다. 이에 주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